지독한 한파, 이때다 하고 터져버리는 수도관을 조심하자.
새벽 늦게 뒤척뒤척거리다가 간신히 4시가 다 되서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엄마가 방에 들어오더니 "큰일났다! 일어나라!"고 하시는 겁니다.
새벽에 우리 엄마가 [큰일이 났다]며 다급하게 날 깨운건 예전에 옆집에 불이 났을때와 등교시간에 철두철미했던 제가 1,2년에 1번정도 지각을 하는 날인지라 갑자기 잠이 확 달아나 몸을 일으켰습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데.
어라?
어째서?
왜 발밑이 축축한가!!! 아니 축축한 정도가 아니잖아?!!
내방에 물이 흐른다?!!!!
화장실에 위치하고 있는 보일러에서 수도관이 터져 물이 화장실 바로 다음 코스인 제 방으로까지 흘러들어온 겁니다. 우리집은 10년이 넘은 오래된 주택이고 구조가 정말 특이해서 화장실이 제일 높습니다. 그러니까 화장실을 올라가려면 계단올라가듯 높은 문지방을 훌쩍 올라가야 한다는거죠. 그 화장실 바닥에 물이 차고 넘쳐 결국 제 방까지 방이 흥건... 바닥에 쌓아두던 이면지는 쫄딱 젖어 잉크가 번져가고 있고, 의자에 걸쳐두었던 긴 코트에도 물이 스멀스멀 타고 올라가고 있고, 침대 시트마저 밑부분이 다 흥건합니다.
침대에서 잤기에 망정이지 만약 내가 방에 이불을 깔고 자는 습관이었다고 한다면....
ㅎㄷㄷ 이 추운 날씨에 난 동태가 됐을지도...
그래서 저는. 새벽 6시에일어나서. (새벽 4시에 간신히 잤다규ㅠㅠ) 열심히. 아주 열심히.
물을 퍼냈습니다. OTL
대야를 가져와서 쓰레받기로 물을 퍼내는데 어찌나 허리가 아프던지. 엄마가 밖으로 나가서 수도를 아예 잠그는바람에 더이상의 물이 불진 않았지만.
저는 제방을 퍼내고 나서 화장실까지 물을 퍼냈습니다. 동생이 오늘 하필 새벽 출근이고, 엄마는 여기저기 전화하느라 바빠서 결국 물을 퍼내는 작업을 한건 막 잠에 깨어 부시시한 옷을 입은 저뿐[...]
기계적으로 물을 퍼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새벽에 내가 지금 뭘 하는거지.. 대체 저 보일러는 왜 하필 올 겨울 가장 춥다는 오늘 터져버린것인가"
물을 퍼내고 있는데 들리는 뉴스.
서울 무슨 동에서 수도관이 한꺼번에 30여가구가 동파되서 난리가 났다는데....
"[투덜투덜]여기가 서울이야? 여기가 서울이냐고오!!~!!" <-;; 서울보다 남쪽에 사는 자의 절규
물을 계속 퍼내고 정기적으로 저희집 보일러를 봐주는 아저씨가 오셨는데, 잠깐 보시더니 오늘은 못고친다고 하시고, 내일은 시간이 없으시고 하니 2일정도 기다리라 하십니다.
응급처치로 뭘 하긴 하셨다는데, 결국 보일러는 가동돼지 않아서
오늘밤 우리가족은 냉방에서 자야 하고, 온수를 쓸 수 없게 돼어버렸습니다.[두둥]
어쩄거나 방에 있는 물기를 모두 닦아내고 대충 아저씨가 한번 왔다가니(아 정말이지 막 일어난 상태여서 초췌했는데 내 참 창피해서...) 처참하긴 한데;;
꽂을 곳이 없어서 대충 책꽂이 앞에 쌓아뒀던 국어대사전(백과사전만치 큰 사전)이 다 젖었고, 그 옆에 쌓아두었던 오래된 책의 밑부분은 다 적셔져있고, 침대 카바에 뭐에 아주...
제가 사는 고장은 여름에도 근 100년간 물난리가 한건도 없을정도로 지형이 아주 좋은데, 이건 무슨 때아닌 한겨울에 물난리를 겪어서 꽤나 난감한 상태. 게다가 화장실은 원래 젖어도 돼는 물건들이 모여있으니 상관 없지만, 제 방은 틀리다 이겁니다ㅜㅜ 제 방의 피해가 아주 막심합니다 흑흑
그나마 천만 다행이라는건 컴퓨터 전원만 꺼놓고 코드 전원을 내려놓지 않았는데 다행히 거기엔 물이 하나도 안들어갔다는거.
일이 대충 해결되니까 긴장이 갑자기 풀려서 잠이 쏟아지더군요. 그대로 침대에 푹 쓰러져서 1시에 일어났습니다. 아저씨가 한번 더 왔다가셨다는데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는 엄마의 증언.;
결국 요약하면 새벽에 갑자기 눈을 떠 실컷 물퍼내다가 다시 잤다는 우스운 상황이 돼겠습니다.[...]
모두들 이 한파속에서 수도관의 공격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잘못하다가는 저희집처럼 냉방에서 주무셔야 합니다 <-응?;;
오늘 밤 우리집 식구들을 응원해주세요-_-;;;;;;;;;;;
P.S- 물을 퍼내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나 이거 기필코 포스팅 한다"라고 생각하는 본인의 자세. 크흑 왠지 슬퍼진다
새벽에 우리 엄마가 [큰일이 났다]며 다급하게 날 깨운건 예전에 옆집에 불이 났을때와 등교시간에 철두철미했던 제가 1,2년에 1번정도 지각을 하는 날인지라 갑자기 잠이 확 달아나 몸을 일으켰습니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데.
어라?
어째서?
왜 발밑이 축축한가!!! 아니 축축한 정도가 아니잖아?!!
내방에 물이 흐른다?!!!!
화장실에 위치하고 있는 보일러에서 수도관이 터져 물이 화장실 바로 다음 코스인 제 방으로까지 흘러들어온 겁니다. 우리집은 10년이 넘은 오래된 주택이고 구조가 정말 특이해서 화장실이 제일 높습니다. 그러니까 화장실을 올라가려면 계단올라가듯 높은 문지방을 훌쩍 올라가야 한다는거죠. 그 화장실 바닥에 물이 차고 넘쳐 결국 제 방까지 방이 흥건... 바닥에 쌓아두던 이면지는 쫄딱 젖어 잉크가 번져가고 있고, 의자에 걸쳐두었던 긴 코트에도 물이 스멀스멀 타고 올라가고 있고, 침대 시트마저 밑부분이 다 흥건합니다.
침대에서 잤기에 망정이지 만약 내가 방에 이불을 깔고 자는 습관이었다고 한다면....
ㅎㄷㄷ 이 추운 날씨에 난 동태가 됐을지도...
그래서 저는. 새벽 6시에일어나서. (새벽 4시에 간신히 잤다규ㅠㅠ) 열심히. 아주 열심히.
물을 퍼냈습니다. OTL
대야를 가져와서 쓰레받기로 물을 퍼내는데 어찌나 허리가 아프던지. 엄마가 밖으로 나가서 수도를 아예 잠그는바람에 더이상의 물이 불진 않았지만.
저는 제방을 퍼내고 나서 화장실까지 물을 퍼냈습니다. 동생이 오늘 하필 새벽 출근이고, 엄마는 여기저기 전화하느라 바빠서 결국 물을 퍼내는 작업을 한건 막 잠에 깨어 부시시한 옷을 입은 저뿐[...]
기계적으로 물을 퍼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새벽에 내가 지금 뭘 하는거지.. 대체 저 보일러는 왜 하필 올 겨울 가장 춥다는 오늘 터져버린것인가"
물을 퍼내고 있는데 들리는 뉴스.
서울 무슨 동에서 수도관이 한꺼번에 30여가구가 동파되서 난리가 났다는데....
"[투덜투덜]여기가 서울이야? 여기가 서울이냐고오!!~!!" <-;; 서울보다 남쪽에 사는 자의 절규
물을 계속 퍼내고 정기적으로 저희집 보일러를 봐주는 아저씨가 오셨는데, 잠깐 보시더니 오늘은 못고친다고 하시고, 내일은 시간이 없으시고 하니 2일정도 기다리라 하십니다.
응급처치로 뭘 하긴 하셨다는데, 결국 보일러는 가동돼지 않아서
오늘밤 우리가족은 냉방에서 자야 하고, 온수를 쓸 수 없게 돼어버렸습니다.[두둥]
어쩄거나 방에 있는 물기를 모두 닦아내고 대충 아저씨가 한번 왔다가니(아 정말이지 막 일어난 상태여서 초췌했는데 내 참 창피해서...) 처참하긴 한데;;
꽂을 곳이 없어서 대충 책꽂이 앞에 쌓아뒀던 국어대사전(백과사전만치 큰 사전)이 다 젖었고, 그 옆에 쌓아두었던 오래된 책의 밑부분은 다 적셔져있고, 침대 카바에 뭐에 아주...
제가 사는 고장은 여름에도 근 100년간 물난리가 한건도 없을정도로 지형이 아주 좋은데, 이건 무슨 때아닌 한겨울에 물난리를 겪어서 꽤나 난감한 상태. 게다가 화장실은 원래 젖어도 돼는 물건들이 모여있으니 상관 없지만, 제 방은 틀리다 이겁니다ㅜㅜ 제 방의 피해가 아주 막심합니다 흑흑
그나마 천만 다행이라는건 컴퓨터 전원만 꺼놓고 코드 전원을 내려놓지 않았는데 다행히 거기엔 물이 하나도 안들어갔다는거.
일이 대충 해결되니까 긴장이 갑자기 풀려서 잠이 쏟아지더군요. 그대로 침대에 푹 쓰러져서 1시에 일어났습니다. 아저씨가 한번 더 왔다가셨다는데 세상 모르고 자고 있었다는 엄마의 증언.;
결국 요약하면 새벽에 갑자기 눈을 떠 실컷 물퍼내다가 다시 잤다는 우스운 상황이 돼겠습니다.[...]
모두들 이 한파속에서 수도관의 공격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잘못하다가는 저희집처럼 냉방에서 주무셔야 합니다 <-응?;;
오늘 밤 우리집 식구들을 응원해주세요-_-;;;;;;;;;;;
P.S- 물을 퍼내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나 이거 기필코 포스팅 한다"라고 생각하는 본인의 자세. 크흑 왠지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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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이 사라졌다! by decca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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